작년 이맘때엔 일때문에 캐나다에 있었다. 캐나다 4개월차쯤 되었을까, 생일이 지난 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집으로 갈 날도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했)을 무렵이라 롱위켄(주말+공휴일로 주말이 3일 이상일때)인 주 금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국내선을 타기 위해 공항으로 우버를 타고 달렸다.
나는 동부지역(몬트리올, 퀘벡 등)에 있었는데, 롱위켄+생일 기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추려진 근처 여행지는 뉴욕과 캘거리였고 뉴욕 물가가 너무 비싸서 여행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캘거리로 갔다. 캘거리, 밴프, 그리고 록키마운틴! 특히나 그곳의 레이크루이스가 꼭 가보고싶었다. 당시 주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SK사람들이었는데, 우스갯소리로 누군가 회장님과 함께 핬던 레이크루이스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아드리며 유키구라모토의 레이크루이스를 틀어드렸고, 그에 감명받은 회장님께서 캐나다 서부 사업을 시작하셨다. 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출발 하기 전날 밤 호텔 방에서 핸드폰에 레이크루이스를 오프라인으로 다운로드 받고, 눈앞에 펼쳐지는 레이크루이스를 바라보면서 한곡 전부를 여유로운 마음으로 감상하다 와야지, 했었다.
그래서 캘거리에 도착하고 첫 행선지가 레이크루이스였다. 길이 너무 얼거나, 눈이 많이 올 일을 걱정하며 렌트카를 받았었는데 10월의 캘거리는 온화했다. (여름에 캐나다를 갔기 때문에) 외투 한 장 없는 내가 견디기에도 충분히 나쁘지 않은 날씨였다. 캘거리에 도착하면, 1층에 카페에서 레이크루이스를 즐겨보라는 SK사람들의 말에 FAIR VIEW를 찾았는데, 예약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며 그곳은 호텔의 레스토랑이기 때문에 투숙객이 아니면 이용할 수가 없어서 호텔의 측면에 있는 카페(The guide's Pantry)를 찾아가보라고 했다. 그곳은 멋진 창문도 없고, 즐길 만한 공간도 없어서 무언가 잘못되었나?하는 마음이 들어서 다시한번 물어보았다. FAIR VIEW를 예약하려면 어떻게 하느냐고.
직원은 호텔 로비에서 바깥쪽 출구 방향으로 난 곳을 가리켰는데, 그곳에는 작은 여행사?같은 공간에 여직원 둘이 있었다. 어째저째 해서 FAIR VIEW RESTAURANT가 아닌 그 옆의 FAIR VIEW CAFE에 AFTERNOON TEA가 있다는 것과, 당일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의외로 아침 일찍은 갈 수 없다는 걸 알게되었다. 시작이 12:30분 부터라고 했다.
레이크루이스에 도착한 시각이 9시반이었고, 이미 한시간 정도를 충분히 헤맸던 탓에 두시간을 더 그렇게 소비하는것이 영 내키진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은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반쯤 영국인인 캐나다인들(이라고 말하면 기분나쁘려나)이 하는 정통 AFTERNOON TEA는 한국이랑 얼마나 다를지 너무 궁금했다. 그렇게 두시간을 더 기다려서, 드디어 남들의 부러움을 사며(아마도 어떻게 예약하는 지가 잘 안알려져있는것같다) FAIR VIEW에 1등으로 입성했다(문앞에서 계속 기다렸기 때문에..ㅋㅋ)
처음으로 입장했기 때문에 뷰가 좋은 창가석을 안내받고, 메뉴판을 받았다. 마음같아선 Glass of Canadian Sparkling을 한잔 하고싶었지만, 렌트카로 갔기 때문에 그럴수는 없고 얌전히 차를 시켰다. 차 메뉴는 찍어두질 않았는데 정말 정확히 기억한다. Jasmine Dragon. 자스민차와 녹차의 Blended Tea인데, 너무 좋아서 그 다음날에 또 샤또 레이크루이스를 방문해서 한박스를 기념품으로 샀고, 나중에 내가 묵었던 페어몬트 몬트리올점 어매니티샵에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한국으로 한박스를 사오기도 했었기 때문에. 당시 한동안 내 최애 차였다.
폴라로이드는 해외 여행이던 출장이던 짐이 너무 많지 않다면 꼭 챙기려고 하는 편이다. 그곳이 아니면 찍을 수 없다는 게 꽤나 낭만이 있다.
애프터눈티를 주면서, 아래에서부터 먹는거라고 알려줬기 때문에 정말 착실히 아래쪽부터 먹기 시작했다. 스콘, 세이보리(Savory, 애프터눈티세트에서 식사가 되는 부분), 그리고 맨 윗층은 디저트인데 솔직히 세이보리부터 위장의 한계가 왔다. 내가 이렇게 못먹는 사람이었나 싶었는데, 지금 다시 봐도 스콘 몇개에 빵 몇조각으로 그렇게 배가 부를리가 있나 싶다가 차를 한주전자 마신 게 생각이 났다. 천천히 먹었어도 너무 배불렀다. 휴 디저트 하마터면 다 못먹어 볼 뻔.
전체적으로 맛이 한국 대비해서 엄청나게 뛰어나다거나 대단할 것까진 없었지만 정말 경치가 다하는 FAIR VIEW였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좋고 괜히 공기가 달콤한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게다가 귀에 유키구라모토의 레이크루이스를 꽂고 듣는다면 더더욱.. 내 최애 여행지는 이날로 캘거리(몰디브와 공동우승)로 바뀌었고, 아마 당분간도 계속 그럴 것 같다.
https://maps.app.goo.gl/G8gcdorNNdTQBHTY8
Fairmont Château Lake Louise · 111 Lake Louise Dr, Lake Louise, AB T0L 1E0 캐나다
★★★★★ ·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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