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소비는 하고있지만, 바빠서 소비를 기록할 시간이 없어서(리뷰를 하려면 사진을 찍고 해야하는데) 요새는 줄곧 여행갔던 사진만 찾아서 올리는 것 같다. 오늘 올리려는 글은, 캐나다 퀘벡에 들렀을때 가 보았던 퀘벡의 가정식 식당이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몇달을 머무르는 동안, 그리고 두세번쯤 오가는 동안 퀘벡시티에도 꽤 여러차례 갔었는데(도깨비를 안본 내가 이상한 사람이다 싶을 정도로.. 도깨비의 공간인 그곳에..) 갈 때마다 다른 식당에 들렀었고,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식당이 이 Aux Anciens Canadiens 식당이다(가장 맛있다곤 못하겠다만 ㅎㅎ)
이 식당은 캐나다 출장을(처음 나갈땐 한두달쯤 계획이었나..) 갈 때 챙겨갔던 '프렌즈 캐나다'라는 여행 책(테이블에 올려진 저것!)에 나온 식당이었다. 캐나다 정통 가정식을 하는 곳이라고 해서, 그리고 몇몇 현지 직원들에게 '퀘벡에 가면 캐나다 정통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던 터라, 궁금한 마음에 찾았었다. 처음에 갔을 때는 예약 없이는 바로 식사가 어렵다고 해서, 점심~저녁 사이의 어중간한 어느 시간대로 예약을 해두고 도깨비 언덕이나 크리스마스마켓같은데를 둘러보다가 점심 식사를 하러 갔다.
기왕이면 가정식 코스 요리로 먹고 싶었기 때문에, (단품 주문도 가능하다) 우리는 코스 요리로 골랐다. 지금 보니 좋아보이는 메뉴들이 많은데.. 당시엔 퀘벡에 간 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그래서 bison이나 저런 불어식 메뉴들이 뭘 말하는지 잘 몰랐다) 그냥 무조건 '퀘벡식 정통 가정식'에 꽂혀서 미트파이만 두 가지를 주문했는데, 나중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ㅋㅋ
매장 안쪽은 엔틱한 분위기가 잘 사는 인테리어에, 고풍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한 멋이 있었다.
퀘벡식 베이크드 빈즈는.. 영국식 베이크드빈즈와는 아예 다른 맛이다. 오히려 그쪽보다는 우리의 팥앙금에 가깝다고 해야하나.. 영국식은 케찹 맛이 강한 새콤달콤한 맛인데, 이 지역의 베이크드빈즈는 고기 기름맛과 단맛이 강하고, 콩이 부스러질 정도로 부들부들하되 알갱이의 식감이 살아있어야 한다. 처음에 먹었을때는 너무 달고 기름진 맛이라 깜짝 놀랄 수 있는데, 먹다보면 오묘한 매력이 있다.
에스까르고는 그 자체의 풍미가 대단하다기 보단, 위에 얹어진 양파 소스와 치즈의 맛이 아주 좋았다. 퀘벡에 있는 동안 어니언스프를 몇번을 실패했었는데(너무 짜기만해서), 에스까르고 위에 얹어진 양파소스+치즈는 아주 훌륭했다. 달팽이는 무슨맛인지 느껴지진 않아도 우리나라 골뱅이 같은 식감이 좋았다.
우리가 시킨건 Grandma's treat: Quebec meat pie and meat ball ragout, baked beans(우측)과 Lac St-Jean meat pie made with wild meats "caribou, deer, elk, beef, pork"(좌측) 이었다. 아니 당시엔 추천받아서 주문하고 멍하니 있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사슴 3종 고기가 들어있었네.. 글을 적으면서도 아주 당황스럽다;
사슴3종이 들어있었단 걸 깨닫고 나서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우측 미트파이에 비해 유독 좌측 미트파이(순록고기가 들어간것)가 뭐랄까 피순대처럼.. 고기 질감이 잘 느껴지는 맛이었는데 이제서야 '그래서 그랬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미트볼이랑 미트파이랑 소스류들은 전반적으로 맛이 진하지 않았고,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감자의 식감이 독특했고, 그리고.. 음.. 솔직히 말해서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내 입맛엔 조금 슴슴하니 정말 할머니가 만들어준 가정식 같은 맛이 났다. 나중에는 같은 맛을 여러차례 먹다 보니까 물려서, 베이크드빈즈를 몇번을 추가해서야 겨우 먹었다.
퀘벡에 미쳐있던 때라, 메이플 시럽 파이 못참지 라고 하며 메이플시럽 파이(아래쪽)을 시켰고, 동행한 지인은 메이플 시럽 크림브륄레를 시켰다. 둘 다 양이 정말정말 많아서, 북미 사람들은 이런걸 먹고도 건강이 괜찮나 걱정될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메이플시럽파이는 너무 축축하고 달기만해서, 크림브륄레가(달긴 이쪽이 더 달다) 더 좋았다. 다음에 또 갈일이 혹시나 생긴다면, 아마 크림브륄레는 (건강 걱정 한번 하더라도) 한번 더 먹어보고싶을 것 같다.
너무 배가 불러서 커피나 Bread on Demand(주문하면 빵 주겠음)은 시켜보지도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4만원 돈으로 문화체험도 하고 독특한 식사도 하고 맛있는 디저트까지 먹어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나 혼자 간다면 두번은 안갈.. (크림브륄레만 먹으러 가려나..) 것 같지만 남편이나 누군가 또 동행한다면, 한번쯤 더 가볼 의향이 있다. 😊
https://maps.app.goo.gl/d1S3BZ6cyp1LGzgr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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