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다가 격한 공감을 자아냈던 일이 있었다. '요즘 내가 멍청해진 것 같아.' 라는 말. 어떤 특정 에피소드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고, 일상생활을 보내면서 문득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순간들이 섞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몇년 전 같았으면 너무나도 쉽고 순발력있게 대처했을 법한 대화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주춤거리는 순간이라던가, 말을 하다 말고 발음이 뭉개진다던가, 잘 기억이 날 법한 것들도 전혀 실마리도 못 찾고 헤맨다던가 하는 순간들. 단순히 내가 30대 중반이 되어 그런 것 아니냐고 하기에는, 더 나이 많은 40대, 50대의 주변사람들도 그런 일로 허둥대는 것들을 본 적이 많지 않은데 왜 유독 이러한 것들이 '나의 일'이 되어 내 일상속에 드러나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