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올 여름 휴가지는 오키나와였다. 오키나와를 가기엔 너무 극 성수기인 기간(8월 첫째주)에 가는 거라 비용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고민이 많았지만, 뭐 하나 거를 것이 없을 정도로 정말 즐거운 일주일을 보내고 왔다. 그런 일주일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였냐고 묻는다면 우리 둘 다 주저없이 고를 수 있는 것이 있다. 반나절 낚시체험! 사실 이 글은 리뷰를 남기는 목적도 있지만, 누군가 오키나와를 간다고 했을때 추천해줄 목적과 누군가 오키나와가 어땠느냐고 물었을때 자랑하고싶은 목적도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다른 리뷰글보다도 정성스럽게 써 볼 생각이다. 그만큼 이 액티비티가 정말 만족스러웠다.
나하 반나절 낚시체험은 KLOOK을 통해 예매했다. 나는 캐나다에 있을때나, 유럽 여행을 다닐때나, 세계 어떤 여행지를 갈때도 클룩을 애용하는 편이라서 이번 여행도 대부분 클룩을 통해 예매했다(광고는 아니다). 요근래 낚시에 대한 열정이 꽤나 높아진 남편이 좋아할 것 같기도 했고, 나도 신혼여행인 몰디브에서 남편과 했던 bottom line fishing(바다의 바닦까지 낚시 찌를 내려서 하는 낚시)가 꽤나 좋았어서 그랬던 것 같다. 게다가 그 당시엔 낚시 투어 후에 바로 레스토랑 코스요리가 예약되어있어서 먹어보지도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먹어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클룩을 통해 예약을 마치고 나면, 메일로 바우처를 보내주고(어플에서도 확인 가능) 당일에 시간 맞추어서 Taikobo라는 곳으로 오라고 한다. Taikobo는 나중에 가보니 작고 허름한 낚시용품점이었다. 물고기를 잡아서 먹기 위해서는 이곳에서(미리 준비했다면 상관없지만) 아이스박스를 구매해야한다. (우리는 천엔 정도_한국돈으로 만원 좀 넘는 돈으로 구매했다)
https://maps.app.goo.gl/1q8Ny6g1XrjkhuRz8
남편과 나는 가방 가득, 얼음물과 아이스크림과 (당시에 무슨 크림브륄레맛? 아이스크림이 유행이었다) 간식류를 잔뜩 챙겨서 배에 올라탔다. 땡볕?에 배에서 버티기 위해선, 간식과 물이 필수였는데 미리 한국에서 준비해 간 보냉 파우치가 나름 효과적이었고, 게다가 일본은 편의점에서 얼음물을 쉽게 구할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Taikobo에서 산 아이스박스까지 바리바리 챙겨서 Taikobo에서 안내받은 부둣가까지 가면, 선장님이 허리춤에 두르는 구명조끼같은걸 하나 씩 챙겨주며, 승선이 시작된다.
선장님이 준비해주는 대로 낚싯대와 미끼를 준비하고 있으면, 영어를 거의 못하는 선장님이 몸짓발짓으로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신다. 새우젓을 적당히 채운 미끼통을 바닥 끝에 닿을때까지 내렸다가, 다섯번 정도 릴을 되감아 올리면 그쯤에 고기가 많다고 하면서, 한두번 정도 시범을 보여주고는 알아서 잡으라고 한다. 고기가 안잡히는 포인트에서는 한번씩 이동을 하는 모양인데, 우리가 하는 동안에는 한번정도만 이동을 하고 계속 (수면에서 고기가 보일 정도로) 물고기가 많았다.
이렇게 반나절 정도를 열심히 잡고(12시반엔가 배를 탔는데 6시가 다 되어서야 내렸던 것 같다) 다시 Taikobo에 가서 어디로 가야 이 물고기들을 먹을 수 있는지 파파고를 통해 물어봤다. 친절한 주인아저씨가 손짓발짓을 통해 근처의 식당을 알려주었고, (혹시나 가격이 비쌀까봐, 말이 안통할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한번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식당 근처로 갔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식당 주인이 멀리서부터 알아보고(아마도 아이스박스와 해풍에 절은 우리를 알아볼수밖에 없었겠지만ㅋㅋ) 마중나와서 아이스박스를 들어주었다.
식당 이름은 우미노메구미! Taikobo에서 길만 건너면 바로 있는 식당이었다. 식당의 안쪽에는 잔뜩 어탁이 된 종이와 생선의 종류를 알리는 그림같은게 붙어있었고 제법 친숙한 분위기의 식당이었다.
https://maps.app.goo.gl/SchxxT1RExoFH9Sh6
이 생선을 조리해서 먹을 수 있냐는 질문을 하기도 전에, 우리 아이스박스는 주방으로 홀랑 들어가버렸고 확인해보니 테이블마다 잡아온 생선 코스요리에 대한 안내문이 놓여져있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파파고를 켜서 스캔해보니, 아주 합리적인 가격(인당 1,800엔_2만원이 안되는 돈)으로 내가 잡은 생선을 조리해준다고 되어있었다. 일본에서 먹었던 다른 식사들에 비하면, 대단히 비싼 가격도 아니었다.
우리가 잡아온 구루쿤(*오키나와의 현어)은 총 6마리였기 때문에, 3가지의 음식 당 2마리씩 조리해서 나왔다. 처음 나왔던 것은 구루쿤 튀김이고, 그 다음은 삶은 구루쿤, 그리고 마지막은 구루쿤 회였다.
인당 2만원도 안되는 돈이었지만, 어떤 다른 요리보다도 더 맛있게 먹었고, 내가 직접 잡은거라고 생각하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 체험을 하는 내내 만난 모든 사람이 친절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다음에 또 오키나와를 간다면(가족이랑 간다면 특히나) 또 해볼 의향이 있다. 아주 매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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