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남편과 함께 어디 가까운 곳에 그냥 바람이나 쐬고 들어오고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어서, 집 근처 모던하우스를 들렀다. 뭐랄까 다이소는 너무 흔하고 대형마트는 너무 거창해서 모던하우스 정도면 적당히 두런두런 구경도 하고 큰 부담없이 쇼핑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모던하우스는 우리 부부가 시간을 보내며 둘러보기 적당했고, 여기저기 놓여진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마음 설레게 해서 조금 더 좋았던 것 같다. 온갖 쓸데없는(크리스마스 장식 모양의 초 라던가, 코를 찌르는 향의 각종 디퓨저들이라던가) 것들을 잔뜩 구경하고 만지작거리고 나서 성과 없이? 돌아서려는데, 구석의 전자제품 코너에서 보풀제거기를 발견했다. 마침 예전에 출장지에서 너무 추워서 사 입었던 누빔 조끼를 애정하고있었는데 보풀이 너무 많이 나서 보풀제거기를 하나 살까, 한 지 1년쯤 되던 참이었다(보통 그 누빔조끼를 입을때만 생각이 나니까 ㅋㅋ 지난 겨울에 생각만 하고 결국 사지 못했던 게 이유인것같다).
이전에 무선 다리미를 살 때도 그랬고, 언젠가 무선 선풍기를 살 때도 그랬는데, 전자제품은 쿠팡 성공 확률이 낮다. '에이 이거 뭐 얼마 안하는데 대충 그냥 쓰지 뭐' 하고 적당히 사서 쓰다가 보면, 서랍 한가득 '버리긴 뭣하고 쓰자니 불편한 것들'이 모여버려서, 언젠가부터는 저가의 전자제품을 사는 것이 조금 망설여지던 참이었다. 그리고 모던하우스에는 9900원부터 3만원정도 선까지의 다양한, 보풀제거기가 놓여있었다. 한손에 쏘옥 잡힌다는(예전에 문구점에서 본 것 같은 건전지 넣고 사용하는 지우개밥 청소기같은거) 보풀제거기부터, 전문가형이라고 적힌 것 까지 다양했는데, 그 중에서 날과 보풀이 모이는 방향이 마음에 들고, 건전지 없이 충전형으로 사용해도 되는 '무선충전 보풀제거기'를 23,900원에 구매했다. 보풀이 나는 옷을 입고갔던게 아니기 때문에 시험은 해볼 수 없었지만, 허공에 눌러보았을때 회전 속도도 적당해보였고 3단계로 조절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갔던 모던하우스에는 이 색상(보라색)과 쑥색 두가지였는데, 나중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이보리, 민트 등 다양한 색상이 있는 것 같다. 뭐. 보풀제거기 색상같은건 아무래도 큰 상관은 없지만.
아끼는 옷을 가져와서 무릎 위에 평평하게 깔아두고, 스윽 스윽 1단계로 밀어보다가, 옷이 접힌 부분에서 그만 옷감을 날려먹고 말았다. 보풀제거기가 처음이라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런일이 흔히 일어나는 일인 것 같았다. 그 뒤로도 조심조심 보풀제거를 했지만, 다림판처럼 아주 평평한 곳에 두고 한 것도 아니고, 옷감 자체도 누빔이라 올록볼록해서 쉽지 않았다. 1단계는 5%정도의 확률로, 2단계는 30%정도의 확률로 옷감을 떼어먹히는것같았다.
워낙 아끼던 옷이라 조금 떼어먹힌 곳은 누벼서 입어볼까하는 마음도 조금 있고, 보풀제거기를 잘 쓰기 위해 연습해 볼까 하는 마음도 있어서 옷감을 떼어 먹히면서도 열심히 보풀제거를 해보았다. 군데군데 옷감이 뜯어진 게 아쉽고 속상하긴 해도 보풀없이 말끔한 옷을 보고있자니 기분이 좋았다. 약간.. 에어캡을 심심풀이로 터트리는 그런 기분이랄까. 취미생활로도 좋은것같다 ㅋㅋㅋㅋ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지저분한 옷을 입고다녔었다니 싶기도 하고 ㅎㅎ;
옷을 전부 한 것도 아닌데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보풀이 모였다. 이정도의 양을 모으고 배터리 상태를 보니, 처음에 샀을때(충전 따로 안했음) 90%정도였는데 85%가 되었으니, 배터리 성능도 훌륭한것 같다. 보풀도 (이건 옷감에따라 다를까 싶기도 한데) 뭉게뭉게 자기들끼리 뭉쳐서 버리기 편하고 좋았다.
아무튼 남편과 바람쐬러나갔다가, 보풀제거기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사왔는데 성공적 쇼핑이라 기분좋은 후기를 남겨본다. 인터넷으로 사기 전에 고민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제품은 한번쯤 사봐도 좋을것같다.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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