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지낼 때 남편과 들렀던 FIVE GUYS는 우리 부부에겐 나름대로 충격적인 맛이었다. 햄버거의 맛이 대단히 새로웠다거나, 대단한 사이드 메뉴가 있었다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그냥 그 심플하고 단순한 DIY식 주문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주는_심플하게 생긴 버거와 감자를 싫어하던 남편도 감자를 좋아하게 만든 프렌치프라이, 다양하고 화려한 탄산음료의 종류가 좋았다.
캐나다의 FIVE GUYS가 얼마나 좋았었는지, 그 이후로도 그 맛이 기억속에 좋게 각인되어서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보고도 대성당 뷰의 어느 멋진 식당이나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게 아닌 그 옆의 자그마한 FIVE GUYS에 시어머님까지 모시고 가서 셋이서 햄버거를 먹었을 정도로, 우리 부부는 FIVE GUYS를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하고 있다.
그치만 한국에 오고 나서는 그 맛을 잊고 지냈었는데, 얼마 전 15년전쯤부터 다니던 치과에 오랜만에 교정과 진료를 볼 일이 있어서 들렀다가 내가 다녔던 치과의 1층이 FIVE GUYS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살다보니 내가 다니던 치과 건물의 1층이 내가 캐나다에서 즐겨 먹던 햄버거의 체인점이 되기도 하는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너무 반가워서 한달음에 점심식사도 할 겸 매장에서 줄을 섰다. 그리고 한국 FIVE GUYS를 경험한 김에, 몬트리올과 바르셀로나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소소한 리뷰를 적어보려고 한다.
입구로 들어서니 익숙한 땅콩 박스가 날 반겼다. 땅콩 조차도 한국에서 수급하는진 모르겠지만, 안적혀있는 걸 보니 미국에서 대량으로 들어오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땅콩은 어느 매장에서든 다 무료로 주고있는데, 햄버거가 나올 때 까지의 무료함을 달래기에 좋다.
이 쪽으로 줄을 서세요(PLEASE QUEUE THIS WAY)는 왜 영어로 적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줄 서는건 한국인인걸..
인테리어에 그다지 큰 돈을 들이지 않는 외국과는 다르게, 역시 한국의 파이브가이즈는 대기 라인에 인증샷 남기기 좋은 인테리어가 놓여져 있었다. 정말 한국 스러운 부분 ㅎㅎ
줄을 따라 가서, 마침내 주문 매대에 도착했다. 사전 조사 없이 그냥 우연히 치과 가는 길에 들렀던 거라서, 가격이나 메뉴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는데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먹던 FIVE GUYS의 1.5배 정도 되는 돈이라니!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샌드위치를 판다는 점? 버거와 핫도그만 있던 게 아니었나?했는데 그냥 안시켜먹었을 뿐이지 몬트리올과 바르셀로나에도 있었다 ㅋㅋㅋ (참고로 핫도그는 맛있다고 해서 한번 시켜먹었었는데,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가격표도 아마 남편 가계부를 뒤적거려보면 어딘가에 기록이 있을테지만, 분명 캐나다보다 낮은 물가이기 때문에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FIVE GUYS 강남점에 뒤통수를 맞을 줄이야..
그리고 뒤통수를 맞은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아까도 잠깐 올렸지만, FIVE GUYS는 입구의 감자더미? 감자 포대 더미?가 시그니쳐 같은 건데, 감자 더미가 왜 없나 했더니, 감자를 한국에서 가져와서 튀긴다고 한다. 물론 우리 땅에서 소비하는건데 우리 감자를 소비하는건 좋은 일이고, 감사할 일이지만.. 나는 미국 감자가 먹고싶었다.. 한국의 감자가 촉촉하고 포슬포슬 부드럽다면 미국 감자는 뻑뻑하고 거칠거칠하고 가볍다. 난 그게 먹고싶었는데..
버거는 상당히 비슷했다. 먹다 말고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기가 어려워서 사진은 넘기겠지만.. 조금 덜 기름진 기분이 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단순하고 직관적인 맛을 추구하는 버거이기 때문에, 크게 다를 건 없었다.
마지막으로 각 매장에서 찍은 귀여운 낙서들을 공유하며 마무리할까 한다.
언젠가 다른 나라에서 먹었던 FIVE GUYS가 그립다면, 한번 가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FRIES는 그 맛을 기대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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