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업무차 코엑스를 들렀다.
코엑스는 친정이자 내 오랜 고향과 가까워서
어렸을때도 자주 들렀던 곳이다
비교적 길이 금방 익숙해지는
잠실이나 강남 지하상가와는 다르게
코엑스는 20년을 살아도 갈 때 마다 헤매기 십상이다
이번에도 역시
길을 헤매느라 식당가를 찾지 못하고
이근처 쯤인데.. 하며 근처만 뱅뱅 돌다보니 어느새
현대백화점을 오르고 있었다.
(옛날사람특: 아니 현백이 언제 여기로 왔지..)
식당가엔 뭐 먹을만한게 있겠지 하고
식당가를 올라갔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리자마자 발견한
이츠로바 라는 식당이 괜찮아 보였다.
마음속으로 찜 해두고 한바퀴 반쯤 돌아
다시 이츠로바로 돌아왔다.
평균금액 2만원대의 ㅎㄷㄷ한 덮밥 금액..
한 끼니 당 15,000원이라는 출장 식대 기준으로는
도저히 사먹을 수 없는 높은 가격대이긴 했지만
그래도 못 사먹을 정도로 대단한 가격도 아니고
거꾸로 회사에서 15,000원을 내준다고 생각해본다.
이 가격에 훌륭한 식사를 해볼 수 있다니
럭키비키🍀 아니 럭키월급인🍀
11시 오픈이라고 해서 밖에 잠시 앉아있다가
본의아니게 오픈런 느낌으로 입장을했다.
오픈런 대기하는 동안에 메뉴를 미리 봐두고 왔기에
메뉴 선정은 어렵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자리마다 놓여진 키오스크에 이런 문구가 써 있었다.
'이츠로바 카이센동의 묘미는
식사 마지막에 카이센동 약간을 남겨
돈꼬츠(육수)를 부어 드시는 것입니다.'
어.. 여기 해산물 덮밥을 파는게 아니었나...?
정갈하다못해 어딘가 조금 냉한 실내 인테리어
이 곳에서 따뜻한 밥 위에 얹어진
신선하고 차가울 것 같은 모습의 카이센동 을
와사비, 단무지와 함께 야무지게 먹을 생각 뿐이었는데
나의 식사에 눈치없는 돈코츠 육수가 난입했다.
나는.. 국밥을 먹고싶진 않았어!
지인과 적잖이 당황했으나
아무튼
지인은 날치알 로바동을
나는 우니동을 시켰다.
거의 주문과 동시에 지인이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돌아오기도 전에 음식이 나올정도로
주문 후 서빙까지 시간은 짧은 편이었다 (10분 안쪽?)
👏 👏 👏
날치알 로바동 (22,000원)
소라, 갑오징어, 참치, 새우, 야마구라게, 대파, 김, 깻잎, 와사비, 날치알, 계란
지인은 한참을 먹더니
아 참치가 들어있어서 이렇게 맛있구나.. 라고 했다.
사실 직장동료라 좀 더 물어보지 못했다.
맛있다고했다.😅
사실 베이스가 같은 로바동에 날치알이냐 성게알(우니)이냐의 차이라
내 리뷰와 크게 다르지 않을것같다.
우니동(26,000원)
로바동+우니
= 소라, 갑오징어, 참치, 새우, 야마구라게, 대파, 김, 깻잎, 와사비, 연어알
처음에는 어디 낚싯배에서 미끼로 쓸 법한 비주얼의 해산물더미에
적잖이 당황을 했는데
따끈한 밥 한숫갈에, 깻잎 조금, 로바동더미듬뿍, 와사비 조금,
우니 1/3덩어리, 김으로 마무리해서 먹으면 천국의 맛이다.
새삼 이렇게 맛있는 해산물 덮밥을 업무시간에 먹어도 괜찮은가
괜히 약간 찔리는 마음이 들 정도
입이 좀 비릿하다 싶을땐
꼬들꼬들한 단무지를 한조각 먹으면 좋다.
부드러운 게살, 새우, 참치 사이로
소라와 갑오징어가 나름의 자기주장이 있었다.
마냥 물컹하지만도 않고
턱이 아플정도로 드세지도 않아서
이븐하고 좋은 식감이었다.
2.6만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충분히 값어치 있는 맛과 식감, 밸런스였다.
뭔가 스스로 기념하고싶은 날이라면
기꺼이 가서 한그릇 즐기기를 추천한다.
덧)
와사비는 매운 편이니 조금만
김은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신다.
대신 김 달라는 요청이 키오스크에 없어서
I라면 주문하기 어려울지도
로바동 비주얼이 훌륭했고 맛도 좋아서
한참을 푹 빠져서 먹다보니
(주문하기 전에 걱정했던) 육수 부을 걱정은 커녕
육수 부을 포인트를 놓치고 홀랑 다 먹을 뻔 했다.
돈코츠육수가 그다지 뜨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도
해산물이 겉면만 조금 익어서
꼬들꼬들한?식감이 되고
너무 자극적이지도 너무 밍밍하지도 않은 육수와
잘 어울렸다.
마치 생선정식을 먹고 누룽지 한그릇으로 입가심 하듯
우리나라 정서랑 꽤나 잘어울리는
구수하지만 깔끔한 마무리였다.
이츠로바의
도쿄식 카이센동
대단히 새롭고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가벼운 리뷰를 쓰고싶었는데
절대 가볍게 못썼을정도로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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